요즘에는 장기간 여행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돌아갈 집은 존재한다. 일상으로부터 벗어났으나 언제든 돌아갈 일상이 있다는 것이 여행의 한 특징이다. 트럭을 몰고 곳곳을 떠돈다. 특정 장소에 머무는 기간은 몇 시간일 수도 있고 길면 몇 주도 된다. 하지만 그는 버젓한 숙소를 구하려 애쓰진 않는다. 때론 트럭 안에서 선잠을 청하기도 한다. 그가 행하고 있는 것을 여행으로 보아도 무방할까. 여행을 가장한 방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가 추구하는 정신만은 여행의 그것과 닮은꼴이었다. 그렇게 나는 그의 발걸음이 향한 장소를 살폈다. 그의 트럭이 내뿜는 커피향에 취해 잠시 몽롱해지기도 했다. 세상 사람들은 성공을 갈망한다. 남들이 이름만 들어도 부러워할 만한 학교를 버젓이 졸업하고 적잖은 보수를 보장하는 직장에 적을 두는 것이 이제껏 성공처럼 여겨졌다. 성공하면 행복한 줄로만 알았다. 저자의 이전 삶이 성공인진 모르겠다. 다만, 그가 트럭을 개조하고 커피에 제 인생을 맡기기로 결심했을 무렵, 그는 분명 소진 상태였다. 규제 개혁을 부르짖지만 하루아침에 모든 게 달라질 리 없다. 푸드트럭을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저마다 다르다. 그럼에도 한 번 시작된 변화는 밀려오는 파도마냥 거침없었다. 누군가 선구자 역할을 했던 건지, 저자는 자신의 목적에 꼭 맞는 트럭을 발견했다. 연식이 오래 됐고, 자연스레 수리를 요했다. 이동 중에 말썽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저자에게 트럭은 꿈 그 자체였다. 저자의 꿈은 오롯이 저자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다. 떠도는 이에게 친구 사귈 시간과 기회가 주어질까 싶었는데, 저자는 페이스북 등을 곧잘 이용했다. 오늘의 목적지는 어디라고 글을 게재하면 이내 댓글이 달리거나 연락이 왔다. 먼 길을 마다하고 커피를 마시겠다며 달려와 준 사람들도 있었다. 난 그들에게 커피가 하나의 핑계였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들 또한 정이 고팠던 것이리라. 때론 지역의 각종 축제 등에 초청되기도 했다. 크고 작은 공연장 옆에 트럭을 세워두면 삼삼오오 사람들이 몰려와 커피를 주문했다. 한 잔에 오천 원. 저렴하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커피콩을 직접 가는 지난한 작업에 저자가 투여한 정성을 감안하면 비싸다고만은 할 수도 없는 가격이다.아무리 건물 임대에 필요한 비용이 들지 않는다 하여도 이걸로 밥벌이가 될까. 세속적인 의문이 끊이지 않았다. 그처럼 살아보지 못한 나는 우물 안 개구리처럼 내가 살아온 방식을 잣대 삼아 그를 바라봤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가치 중 무엇을 중시하느냐에 따라 판단은 달라지리라. 하루에 만 원을 벌어도 좋고 이만 원을 벌어도 좋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어찌 보면 대책 없는 인생이지만 욕심을 비운 만큼 그의 삶엔 행복이 들어찼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걸 쌓아두고도 가진 게 부족하다며 불안에 떠는 우리보단 적어도 그의 삶이 낫지 싶었다. 그처럼 살 자신은 없으나 어느 순간부턴가 난 그가 부러웠다. 중독이라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하루에 많은 양의 커피를 들이키고 있다. 학창시절에도 그러했지만 지금 또한 조금은 몽롱한 기운이 돈다 싶으면 어김없이 커피를 찾고 있다. 기호품을 뛰어넘어 필수품이 된 커피다. 근데 부끄럽지만 난 커피 맛을 잘 알지 못한다. 떨어진 당을 보충하기 위한 차원일 때가 많아서일까, 내가 마시는 커피는 일단 달다. 커피 맛인지 설탕 맛인지, 아니면 그 위에 얹은 휘핑 크림의 맛인지 굳이 알려 든 적은 없다. 커피를 진정 즐길 줄 아는 사람은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은 본연의 커피 맛을 즐긴다고 들었다. 아니, 그들이 즐기는 것은 맛이 아니라 향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이면 어떠한가. 나처럼 취향이 저급한 이가 즐기는 것 또한 커피이거늘. 바람이 분다. 그 바람에 깃든 커피향이 내 마음에 스민다. 떠나고 싶다. 철썩이는 파도 소리에 맞춰 커피 한 모금 즐길 수 있는 어딘가로.
누구나 자유를 꿈꾼다. 다람쥐 쳇바퀴 같은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가고 싶은 곳을 가고, 사람들을 만나고, 때로는 혼자서 자연과 소통하며 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꿈을 실현하는 사람들은 극소수다. 마음은 있어도 현실적인 문제는 그냥 지금껏 살던 대로 살 수밖에 없다고 속삭이며 발목을 잡는다. 이 책의 저자인 이담은 언제부터인가 커피 여행을 꿈꾸기 시작했다. 카페에 앉아 사람들이 찾아올 때를 기다리기보다 직접 우리나라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최고의 커피를 선물하고 싶었다. 오래 고민하지 않았다. 결심이 서자 앞 뒤 가리지 않고 커피 여행을 가능하게 해 줄 트럭을 샀고, 어떻게 여행할 것인가 궁리도 했다.
그렇게 시작한 바람커피로드가 2017년 현재 5년째 계속되고 있다. 2013년 처음 바람커피로드를 시작할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래 커피 여행을 계속 하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커피 여행자를 환영해주었고, 한 잔의 커피를 나누며 행복해했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커피가 단순히 한 잔의 음료가 아니라 마음을 평안하게 해주고,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훌륭한 소통의 매개체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커피 이야기이자 사람 이야기다. 어디를 가든 이야기의 시작은 언제나 ‘커피’이다. 커피는 음료가 아니라 문화다. 그냥 마시면 그냥 커피지만 어떤 커피인지 알고, 스토리가 더해지면 그 자체로 하나의 훌륭한 문화가 된다. 그래서 이담의 커피가 특별하다. 커피에 문화를 입히고, 마음까지 더해 건네는 커피니까 말이다. 책 곳곳에 이담이 커피를 건네면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가 나오는데, 커피에 대한 지식과 열정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
커피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더 오래 여운이 남는 것은 사람 이야기다. 5년 동안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이담이 만난 사람들은 수도 없이 많다. 그들과 함께 웃고, 울고, 공감한 시간들은 그들에게는 물론 이담에게도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다. 커피 여행을 하면서 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자연과 멋진 커피 공간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 역시 커피 여행을 하면서 얻은 선물이다. 이담이 5년 동안 커피 여행을 하면서 만난 커피, 공간, 사람들의 이야기는 앞만 보고 바쁘게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는 한 줄기 시원한 빗줄기처럼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준다.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한 잔의 커피를 즐기며 삶을 돌아보고 싶을 때, 앞이 보이지 않아 막막하기만 할 때, 각박한 세상 속에서 몸과 마음이 지쳐 주저앉고 싶을 때 이 책이 작은 위로가 될 것이다.
프롤로그_그렇게 나는 긴 여행을 꿈꾸기 시작했다
Part1. 커피 여행을 꿈꾸다
커피 여행을 꿈꾸다
내가 커피를 하는 이유, 분나 마프라트
얼마를 벌어야 이 여행을 계속 할 수 있을까?
여행 첫 날 만난 커피의 스승
박스_후지로얄 잇타로 이야기
Part2. 서툴러서 더 빛나고 설렌다
홍대 앞에서 첫 커피를 내리다
박스_블루마운틴이 영국 왕실 커피로 선택된 이유
38선을 넘어서
의정부에서의 인연 춘천인형극제에서 만난 반가운 얼굴들
커피 토크의 원형이 탄생한 곳, 파피루스
고물섬, 그리고 어른이대공원
광주로 떠난 강정 일만대권 프로젝트
동양의 나폴리 통영
이진우 시인과 프렌치 프레스 커피
창원에서 커피를 알리다
부산에서 만난 바람의 인연
화천에서 뛰고, 혜화동에서 함께 나누다
육지의 베이스 캠프, 하남
포항의 추억
Part3. 부르면 무조건 간다
겨울 지나고 봄, 다시 출발~
진도씻김굿을 보며 펑펑 울다
춘천, 홍천, 영월 찍고 정선으로
대구를 모르고 커피를 논하지 마라
유기농 포크가수 사이와 신나는 괴산페스티벌
우리 다큐멘터리 하나 찍어볼래요?
예가체프라는 이름의 즉흥곡
깊고 깊은 지리산 속 산내에서의 커피 모임
화개장터에서 반가운 인연을 만나다
죽은 줄 알았던 시인이 돌아왔다
숲속의 작은 책방
풍만이도 춤추는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지리산 가수와 커피 한 잔
순천만에서의 추락사고
보름달이 들 때마다 구례에선 달빛음악회가 열린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Part4. 여행의 시간만큼 인연도 깊어진다
바람앤더시티 그리고 커피 콘서트
이번 여행은 꽃피는 남해부터 시작할 거야
남해에서의 반가운 만남들
화개에서 벚꽃을 만끽하다 / 너무 늦지 않아 다행이다
하동의 커피파티
달품 게스트하우스에 커피 배달 가다
사천에서 완벽한 어둠에 빠지다
거제도 뱅아리 잔치
커피로드의 쉼표, 창원
지리산 예술캠프에 커피 한 잔을 더하다
금계마을 나마스떼와 산내의 달팽이
산청 성심원에서 요가를……
경주에서 일본 아줌마들과 함께
원주가 다시 좋아졌다
라라무리, 우리는 열심히 달렸다
박스_핸드드립으로 아이스커피 만들기
오징어와 소주는 있고 커피는 없다
박스_피어56에서 만난 루왁 커피
풍만이와 함께 다시 제주도로
제주떡과 커피, 제법 잘 어울려요
몽골, 내가 커피 여행을 하는 이유
풍만이, 커피전시회에 들어가다
풍만이의 위기, 그리고 강릉커피축제
화천 텃밭예술축제
아듀, 2015년~!
커피동굴에서 겨울잠을 자자
제주 강정마을 국제평화영화제
에필로그_여행은 계속된다
누나에겐 혼자만의 세상이 있어
누나에겐 혼자만의 세상이 있어요즘에는 자폐를 앓고있는 친구들을 다루는 프로그램도 보이고 가족중에 있다는 사실을 밝히기도하는 연예인들을 통해 주변에 자폐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지만 주변에서 쉽게 보기는 어렵지요. 이 책은 동생의 관점에서 자폐아인 누나 사라를 바라보고 쓴 이야기에요. 우리 누나는 수수께끼 같고, 퍼즐같고 미로같아라고 표현한 부분이 가장 와닿았어요. 자폐아가 있는 가정에서 동생이라면 누나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을테고 누나를 돌보기 위해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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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의 독서노트
우리에게 미국은 무엇인가? 질문을 던진후 미국, 미국의 국민성에 대한 아주 다양한 해석이 들어있는 책이다. 공병호님은 자기경영노트 를 집필하셨고,일찍부터 1인기업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신 분이다. 미국에 대해 알고자 할때, 짧은 역사지만 복잡*다양성을 지녔기 때문에,콕~찍어 어떤 책을 읽어볼지가 막막하다. 이럴때 바로 "공병호독서노트"가 도움이 될 것이다. 전략전문가 에서부터 저널리스트,경영컨설턴트 에 이르기까지~!! 열네명의 저자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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