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미술은 너무 어렵다. 누군가의 해석이 없다면 해석은 커녕 시선을 두고도 못알아볼만큼 화가 개인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그들의 해석이 더해져도 어째서?라는 의문을 담을때가 많다. 그들이 바라보는 사물과 세상은 평범한 우리들의 것과 달라서 그럴때엔 예술가들이 외계인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들은 뭔가 우리와는 다른 인류인 것 같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은 이렇듯 큰 괴리감을 낳게 되나보다.그런 우리의 이해를 돕고 현대미술과의 사이를 좁히기 위해 화가이자 작가이며 큐레이터인 존 톰슨 미들섹스대학명예교수가 책을 한 권 펴 내었다. 사실 이 책을 선택했던 이유는 표지의 그림 한장 때문이었다. 세계 명화 속 현대 미술 읽기라는 거창한 제목은 부담스러웠지만 발가벗은 듯 뒷태를 보이고 있는 여인의 뒷모습의 이유를 이해해 보고 싶어서였다. 이해하기보다는 구경하는 느낌으로 다가선 책 속에서 의외의 복병들과 마주쳤다. 유명 미술관에서 명화들을 감상하는 느낌으로 어려운 곳은 건너뛰고 흥미로운 곳은 주목해가며 감상하고 있었는데, 귀스타브 쿠르베라는 화가의 페이지에 도착해서는 그만 숨이 멎어버린 것이다. 귀스타브 쿠르베. 그의 작품과 그를 추종하여 모방작을 그린 작가들에 관한 설명이 있는 페이지 하단부에 작게 붙여져 있던 그림 한 점. 인간의 신체 중 한 부분을 묘사해서 그려놓은 것인데, 마치 사진을 찍히듯 인체도를 그리듯 적나라하게 펼쳐진 그 그림에 그만 할말을 잃어버렸다. 작가의 의도는 어떻게 되었든 간에 같은 여성으로서 여성의 음부가 그렇게 사각프레임속에 밑에서 올려다본 혹은 누군가가 가까이 가서 크게 확대해서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의 그림에 불쾌함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사실 좀 민망하긴 해도 누드화는 아름답다. 신이 내린 아름다움 중에 목소리와 여성의 인체는 단연 으뜸이기도 하다. 하지만 문제의 그 그림 속에서는 아름다움을 발견하긴 힘들었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약간 숨겨진 듯한 매력이 아니라 너무 적나라해서 도리어 불쾌해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역시 현대 미술은 어렵다. 또한 이처럼 몇몇 작품들은 사랑하기 쉽지 않다. 80년대의 작품들을 구경하면서도 그런 느낌들이 강했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과 구경하는 사람도 해석은 제각기다. 그리고 각자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 이 책을 구경하면서 그 극심한 차이를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다. 그것이 책을 읽은 내게 남은 수확이라면 수확일 것이다.
명화와 그 명화를 그린 예술가의 삶을 다룬 책으로, 큐레이터이자 평론가로 활동한 저자가 엄선한 근현대 미술 작품들에 관해 이야기를 풀어 놓으면서 왜 이 작품들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는지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그들의 작품이 그려진 당시에는 어떤 위치에 있었고, 훗날인 지금은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그리고 다른 예술가들과는 어떻게 교류하였는지, 그리고 대중과 주류가 그들의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를 자연스럽게 설명한다. 페이지마다 실려 있는 컬러 도판들을 통해 그림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더하고 본문 뒤에 실려 있는 용어 설명이 있어 책을 더욱 쉽게 이해하도록 한다. 또한 소장처별 도판 리스트를 따로 정리해놓아 작품을 찾아보는 일도 한결 수월하다. 모두가 하나의 작품에 찬사를 보낼지라도, 왜, 그리고, 어떻게 훌륭한지에 대해서는 모두 의견이 다를 수 있기에, 예술은 경쟁적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은 그림 속에서 그림을 보는 자신, 혹은 타인과 나누는 대화이자 논쟁의 거리를 발견하고, 서로 소통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서문
귀스타브 쿠르베 | 화가의 스튜디오
테오도르 루소 | 한낮의 다프레몽 골짜기
프레데릭 에드윈 처치 | 코토팍시
에드가 드가 | 훈련하는 스파르타 젊은이들
에두아르 마네 | 올랭피아
귀스타브 모로 | 오르페우스의 머리를 들고 있는 젊은 여인
알프레드 시슬레 | 라 셀-생-클루의 밤나무길
귀스타브 쿠르베 | 세상의 근원
장-바티스트 카미유 코로 | 빌-다브레의 연못
제임스 애봇 맥닐 휘슬러 | 야상곡: 푸른빛과 은빛-첼시
장-프랑수아 밀레 | 돌풍
클로드 모네 | 인상, 일출
베르트 모리소 | 트로카데로 정원에서 본 파리 전경
에드가 드가 | 콩코르드 광장
토머스 에이킨스 | 그로스 병원
제임스 애봇 맥닐 휘슬러 | 암흑과 황금의 야상곡: 떨어지는 로켓
에드가 드가 | 카페에서(압생트)
클로드 모네 | 생-라자르 역, 외부(신호기)
에두아르 마네 | 폴리-베르제르의 바
아르놀트 뵈클린 | 사자(死者)의 섬
토머스 에이킨스 | 멱감기
조르주 쇠라 |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제임스 앙소르 | 1889년 그리스도의 브뤼셀 입성
폴 세뤼지에 | 부적(퐁타방 부아 다무르의 풍경)
빈센트 반 고흐 | 밤의 카페
폴 고갱 | 노란 그리스도
빈센트 반 고흐 | 길을 걷는 사람들과 마차, 사이프러스 나무, 별, 그리고 초승달이 있는 풍경
조르주 쇠라 | 서커스
폴 고갱 | 마타 무아
클로드 모네 | 루앵 대성당, 잿빛과 장밋빛의 교향곡
폴 세잔 | 석고 큐피트상이 있는 정물
앙리(르 두아니에르) 루소 | 잠자는 집시
에드바르드 뭉크 | 생명의 춤
오딜론 르동 | 잔다르크
귀스타브 클림트 | 큰 포플라 나무 Ⅱ(몰려오는 폭풍)
파블로 피카소 | 인생
폴 세잔 | 샤토 누아르의 대지
앙드레 드랭 | 채링 크로스 브리지
앙리 마티스 | 삶의 환희
파블로 피카소 | 두 형제
월터 리처드 지커트 | 녹테스 암브로시아네
폴 세잔 | 로브의 스튜디오에서 본 생 빅투아르 산
피에르 보나르 | 몸을 구부린 여인
파블로 피카소 | 아비뇽의 여인들
원슬로 호머 | 떠내려온 나무
에밀 놀데 | 그리스도를 조롱함
바실리 칸딘스키 | 구성 II를 위한 연구
에른스트 루트비히 키르히너 | 마르첼라
프란츠 마르크 | 말이 있는 풍경
앙리 마티스 | 음악
파블로 피카소 | 다니엘-헨리 칸바일러
움베르토 보초니 | 심리 상태 I: 떠나는 것들
에곤 쉴레 | 치마를 들쳐 올린 검은 머리 소녀
마르셀 뒤샹 | 기차에 앉아 있는 슬픈 젊은이
에곤 쉴레 | 추기경과 수녀
마르셀 뒤샹 | 계단을 내려가는 누드 No. 2
로베르 들로네 | 시내를 향한 창문
지노 세베리니 | 푸른 무희
마르셀 뒤샹 | 신부(新婦)
조르지오 데 키리코 | 붉은 탑
바실리 칸딘스키 | 녹색 중심부가 있는 회화
카를 슈미트-로틀루프 | 해변에서 물놀이하는 네 사람
자코모 발라 | 추상 속도+음향
마스든 하틀리 | 독일 장교의 초상
오스카 코코슈카 | 큐피트와 토끼가 있는 정물
카지미르 말레비치 | 검은 정사각형
프란치스 피카비아 | 지구상에서 매우 보기 드문 그림
후안 그리스 | 신문이 있는 정물
조르지오 데 키리코 | 거대한 공장이 있는 형이상학적 실내
게오르게 그로스 | 메트로폴리스
클로드 모네 | 지베르니의 수련 연못
막스 베크만 | 밤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 쟌 에뷔테른의 초상
조르지오 모란디 | 정물
피트 몬드리안 | 구성 C(빨강, 파랑, 검정, 그리고 황록색의 구성)
페르낭 레제 | 세 여인(호화로운 점심)
마리오 시로니 | 굴뚝이 있는 도시 풍경
카임 수틴 | 세레풍경
쿠르트 슈비터스 | 메르츠빌트 케이크두인
펠리체 카소라티 | 헤나 리고티의 초상
오토 딕스 | 휴고 에르푸르트와 그의 개
조지아 오키프 | 검은 붓꽃
호안 미로 | 풍경
르네 마그리트 | 텅빈 가면
호안 미로 | 네덜란드 실내 II
알베르토 사비니오 | 마법의 섬
크리스티안 샤트 | 하우슈타인 박사의 초상
조르주 브라크 | 정물: 그 날
콘스탄트 페르메케 | 감자 캐는 사람
에드워드 호퍼 | 호텔 방
프리다 칼로 | 헨리 포드 병원
마리오 시로니 | 목자
피트 몬드리안 | 파랑과 노랑이 있는 구성
파블로 피카소 | 게르니카
스탠리 스펜서 | 2인 누드 초상화:화가와 그의 두 번째 아내, 혹은 양의 다리 누드
살바도르 달리 | 산 속의 호수:전화기가 있는 해변
막스 에른스트 | 신부의 단장
에드워드 호퍼 | 밤새는 사람들
발튀스(발타자르 클로소프스키 데 롤라) | 잠자는 소녀
잭슨 폴락 | 비밀의 수호자들
앙드레 마송 | 살생
피에르 보나르 | 욕실 거울에 비친 화가의 초상(자화상)
앙드레 드랭 | 검은 바탕의 정물
아쉴리 고키 | 약혼II
르네 마그리트 | 회화적 내용
잭슨 폴락 | 마법에 걸린 숲
막스 베크만 | 아르고 호에 타는 사람들
빌렘 데 쿠닝 | 발굴
장 뒤뷔페 | 불나방(여인의 몸)
빌렘 데 쿠닝 | 여인 I
마타 | 페카도르 주스니피카도(면죄 받은 죄인)
래리 리버스 | 델라웨어 강을 건너는 워싱턴
클리포드 스틸 | 무제 1953
필립 거스턴(필립 골드스타인) | 그림
조르지오 모란디 | 폰다차 가의 안뜰
재스퍼 존스 | 석고상이 있는 과녁
리처드 해밀튼 | 오늘날의 가정을 돋보이면서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이브 클라인 | 무제, 파랑(IKB 219)
밀튼 에이버리 | 해초와 파란 바다
피에로 만초니 | 아크롬
마크 로스코 | 빨강 속, 네 가지 어둠
루치오 폰타나 | 콘체토 스파치알레/아테사
프랭크 스텔라 | 깃발을 드높이!
이브 클라인 | 인체 측정:헬레나 왕녀
모리스 루이스 | 어디에
알베르토 자코메티 | 아네트
이브 클라인 | 불의 회화, 무제(F74)
재스퍼 존스 | 느린 평면
로이 리히텐슈타인 | 타카, 타카
조르지오 모란디 | 정물
안토니 타피에스 | 핀투라 바스티다
패드릭 콜필드 | 메솔롱기온 유적 위에서 죽어가는 그리스(들라크루아 모작)
르네 마그리트 | 망원경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 | 발코니의 세 아가씨
에드 러샤 | 에이스
필립 거스턴 | 빛
데이비드 하크니 | 베벌리 힐즈의 샤워하는 남자
한스 호프만 | 미즈에게:팍스 보비스쿰(그대에게 평화를)
애드 라인하트 | 추상, No. 34
프랭크 스텔라 | 페스
단 반 골덴 | 파란 정사각형이 있는 구성
게오르크 바젤리츠 | 달 속의 인간-프란츠 포르
헬렌 프랑켄탈러 | 협곡
애그니스 마틴 | 아침
게르하르트 리히터 | 계단을 내려오는 여성
마르셀 브로타스 | 조개 껍질
마르셀 뒤샹 | 주어진 것:1.폭포 2.발광 가스
프랭크 스텔라 | 울프보로 I
프랜시스 베이컨 | T.S.엘리엇의 ‘스위니 아고니스테스’에서 영감을 받은 크립티크
바넷 뉴먼 | 불의 음성
앤디 워홀 | 커다란 전기의자
블링키 팔레르모 | 나비 II
엘스워스 켈리 | 두 개의 패널:노랑과 커다란 파랑
마크 로스코 | 무제(회색 위에 검정)
프랜시스 베이컨 | 조지 다이어를 기념하는 트립티크
레온 코소프 | 어린이 수영장, 가을날 오후
브리짓 라일리 | 펀자브
필립 거스턴 | 그림 그리고, 담배 피우고, 먹고
케네스 놀랜드 | 뱃밥
데이비드 호크니 | 커비(호가스의 모작)쓸모 있는 지식
브라이스 마든 | 작은 숲의 무리 IV
리처드 디븐콘 | 오션 파크 No. 96
루치아노 파브로 | 아타카파니(디 나폴리)
루시안 프로이트 | 나체의 남자와 쥐
하워드 호지킨 | 가정의 희망
데이비드 호크니 | 디바인
마리오 메르츠 | 밤중의 악어
수잔 로덴버그 | 붉은 깃발
프란체스코 클레멘테 | 물과 포도주
마르틴 키펜베르거 | 자화상
지그마르 폴케 | 카피스트
리처드 해밀튼 | 시민
프랑크 아우어바흐 | 프림로즈 힐:가을
게오르크 바젤리츠 | 아브가르의 머리
르네 다니엘스 | 등대의 어느 더운 날
안젤름 키퍼 | 세라핌
페르 키커비 | 황혼
장-미셸 바스키아 | 자화상
게르하르트 리히터 | AB, 명상
앤디 워홀 | 위장 자화상
용어 설명
찾아보기(소장처별 도판 리스트)
참고 도서
도판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