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링

여러 권 째 읽고 있지만 그의 책은 역시 어렵다. 그러나 이번 작품을 읽으면서 분명해진 것이 있다. 그의 소설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바로 메이스케 전설이다. 메이스케가 죽을 위기에 처하자 메이스케 어머니가 말씀하신다. “만일 네가 죽어도 내가 다시 한 번 낳아줄테니 괜찮아.” 이 내용이 전 소설에 걸쳐 반영되고 있다. 이 소설은 오랜 친구인 이타미 주조의 죽음을 계기로 쓰여진 소설이다. 그의 마지막 장편 3부작 중 첫 편이다. 최근 과거사 문제에 일본이 인정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절필 선언을 했다고 들었다. 그의 장편소설도 이 시리즈가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가 고키토에게는 오랜 친구이자 아내의 오빠인 고로씨가 있다. 어느 날 아내는 TV에서 방영되는 뉴스를 보고 남편에게 고로의 죽음을 알린다. 고층건물에서 투신자살했다는 내용이다. 그가 표면적으로는 자살했지만 그 이면에는 야쿠자의 테러 등 무언가에 대한 압박이 숨어있다. 그로부터 얼마 후 고로에게서 트렁크가 배달된다. 거기에는 30개가 넘는 육성 녹음테이프와 영화 시나리오 및 콘티가 들어있다. 고키토는 그 테이프를 듣고 고로와 대화하는 착각에 빠진다. 그리고 그러한 행위 자체를 물장군 이라 명한다. 고키토가 잠깐 독일로 가 있는 동안 일본어를 할 줄 아는 독일인 여자로부터 비난을 받는다. 그 비난의 내용도 모른 채 고키토는 망신을 당한다. 그러면서 고키토 또한 오랫동안 누군가에게 고통을 받은 사실이 밝혀진다. 아버지의 제자이나 우익세력인 다이오씨는 연성도장을 운영한다. 그 곳은 단순히 체력을 단련하는 곳이 아니라 같은 사상을 공유하는 곳이다. 연성도장 사람들은 고키토와 다른 신념을 갖고 있다. 그래서 다이오를 리더로 하여 몇 년에 한번 씩 고키토의 오른쪽 엄지 발가락에 고통을 당한다. 언론에는 그저 어릴 때 알았던 고질병으로 가끔 지팡이가 필요하다고 둘러댔지만, 그 역시 우익세력, 야쿠자와 다름없는 그들에게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해온 것이다. 300쪽이 넘게 읽고 있지만 전반적인 내용은 잘 이해되지 않았다. 308쪽부터 있는 에필로그 부분을 읽고서야 앞의 내용에 이해가 됐다. 또 제목인 왜 체인지링인지 설명되어 있다. 재능 넘치고 많은 사람에게 매력적인 고로가 어느 날 갑자기 변한다. 그래서 동생 치카시는 고로가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즉 체인지링이 된 것이다. 치카시는 내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센닥의 그림책을 보면서 더욱 확신을 가졌다. 그래서 고로가 저편으로 넘어갔다 돌아올 때 함께 있었던 어쩌면 가짜 고로를 데려온 사람이 고키토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로는 고키토와 자신의 결혼을 반대했고, 치카시는 같은 이유로 그 사람과의 결혼을 밀어 붙였다. 즉 가짜 고로는 자신의 정체가 탈로 날까봐 고키토를 반대했다는 결론이다. 그리고 메이스케 전설도 언급된다. 물장군에서 묘사된 고로와 열정적인 성관계를 가졌다는 시마 우라가 등장했다. 시마 우라는 남자친구와 사이에서 임신했으며 아이를 지우기 위해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비행기 안에서 메이스케 전설 이야기를 읽은 후 그녀는 뱃속의 아이가 고로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계획과 달리 그 아이를 낳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고블린에게 그 아이를 뺏기지 않게, 체인지링 당하지 않기 위해 지키겠다고 말한다. 저자는 친구를 안타깝게 잃었지만 시마 우라 라는 여인을 등장시켜 친구를 재탄생시키고자 했다. 다시 생을 살게 해준다는 것은 최고의 추모가 아닐까? 어려운 책이라 내가 작가의 의도를 모두 파악했는지 아리송 하다. 시리즈 3권을 모두 읽어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들에게 거는 희망!
비극을 맞은 한 가족이 아픔을 치유하고 희망을 찾아가는, 감동의 휴먼스토리

1994년의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오에 겐자부로는 1935년생으로, 올해로 만 일흔한 살이다. 20대 초반 데뷔한 이래, 50년 가까운 세월을 왕성한 창작활동으로 채워온 이 노작가가 자신의 마지막 3부작이 될 거라 말했던 시리즈의 첫 작품이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일본의 유명 영화감독이자 작가의 오랜 친구이면서 동시에 처남이기도 한 이타미 주조 라는 실제 인물의 자살사건을 모티프로 하고 있다. 오에 겐자부로가 서문을 통해 밝히고 있듯이 친구의 죽음에 바치는 절절한 그리움이 그대로 묻어나는 소설.

체인지링(Changeling)이란, 아름다운 갓난아기가 생기면 요정이 보기 흉한 아이와 맞바꿔놓는다는 민간설화에서 비롯된 말로 요정이 바꿔놓고 간 흉한 아이를 가리킨다. 그러나 이 소설은 역설적이게도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들에게 거는 희망을 그린다.

세계적인 소설가 고기토, 그의 아내 치카시, 치카시의 오빠이자 유명한 영화감독인 고로, 중증의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 아키리, 그리고 비밀의 열쇠를 쥔 여인 우라. 소설은 고로의 갑작스러운 자살 사건으로부터 시작한다. 고로의 죽음의 비밀은 무엇일까. 고기토는 그 비밀을 찾아가며 50년 전 고로와 함께 겪었던 사건을 떠올리는데...

한 남자의 자살과 그로 인해 남은 가족이 겪는 커다란 상실의 아픔을 오에 겐자부로 특유의 섬세하고 성숙한 필치로 그린 작품. 거장의 작품답게 진한 감동과 절절한 울림을 남긴다.



체인지링 을 위한 서문
프롤로그 물장군의 규칙
제1장 ‘쿼런틴’의 100일-1
제2장 인간, 이 부서지기 쉬운 존재
제3장 테러와 통풍
제4장 ‘쿼런틴’의 100일-2
제5장 시험하는 자라
제6장 훔쳐보는 사람
에필로그 모리스 센닥의 그림책
옮긴이의 글

consideration(고려) , piedmont(산록 지대)

ectozoon(외부기생충) , keeper(사육사)